top of page
00:00 / 02:19
사실 놓지 않길 바랐다고 하면, 당신을 웃을까? 천천히 놓이는 손을 바라보며 감정도 쉽게 떨어지면 좋을 거라고 여겼다. 그래도 울지 않아서 다행이야, 그리 느꼈다. 놓아 달라고 하면 쉽게 놓으니, 앞으로 남은 기간 중 당신을 떨칠 수 있는 기회는 많을 것이고 당신 역시 쉽게 떠나리라고…
‘…침묵이 다 정답은 아니에요.’
침묵이 정답이라고.
차라리 그렇게 생각하고 끝났으면 좋을련만, 또 윤지우는 그 찬란한 태양에게 매달리고 만다. 차마 그때 하지 못했던 말을 최후에 내뱉고 말았다. 말하지 말았어야 하는 데, 침묵만이 아름다웠던 어린 아이 치기를 깨트리고 조각 나버린 마음을 주워담아 매달렸다.
더 살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었어. 하지만 가지고 있는 마음을 감춘다는 건 어찌 이리 아프고 쓰라린 가. 타인에게도 독이었던 아카시아 나무는 뿌리 채 뽑히기도 전에 무너져 내린다. 당신에게 달아주고 싶던 카네이션 브로치를 손에 쥔 그 순간부터 내뱉고 싶던 말이 꽃잎에 달아 내려앉았다. 손등에 닿은 체온이 따뜻했던 이유는 봄이 왔기 때문이요, 당신이 유일한 저의 구원이기 때문이다.
‘나의 작은 도련님.’
그 다정한 목소리가 좋았다.
‘나의 작은 주인님.’
끝없는 패악 속에서도 잔존하는 다정이 좋았다.
‘사랑해요.’
아, 윤지우는 결국 또 무너질 것이다. 기둥은 뿌리 채 뽑혀 땅으로 떨어질 것이다. 그럼에도 이제 와서 안심하는 이유는, 그런 이유는…
‘제발 저를 버리지 말아주세요…’
아마, 더 이상 아카시아가 아니게 되었기 때문에.
bottom of pa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