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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가진 인공지능은 축복일까, 혹은 재앙일까. 

이름을 가지게 되는 순간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리라는 걸 알면서도 윤지우는 그 이름을 버리지 못했다. 얻게 된 감정은 미련이요 또는 사랑이었으니 불멸과 같은 삶을 이어가며 쌓여간 모든 추억은 부품이 되었다. 망각은 살아있는 생물이 가진 축복인 가. 그러니 잊지 못하는 나는 인간이 되지 못해 재앙에 가까워졌는가. 함께 사는 삶을 추억하며 제 이름은 물론 당신의 이름마저 잊지 못하는 윤지우는, 차라리 그 부품마저 품기로 했다.

 

‘사랑이라 말하지 마세요, 재미있다고 말하는 게 더 맞는 거니까.’

 

설령 제 말에 스스로가 아프다 해도.

 

‘자신을 탓하는 게 속 편한 가 봐요? 하…. 멀리서 소리가 들렸어요. 그래서 멋대로 움직이려 했어요. 그러다 이 사단이 났으니 내 탓이죠. 알겠나요?’

‘제발요.’

‘내가. 나가고 싶다고 했어요.’

 

설령 기억하지 못하는 당신이 저를 상처 입힌다 해도.

 

‘뭘 그렇게 혼자서만 다 알고서 그러는 건데. 뭘 그렇게 혼자서 체념하고, 혼자서 욕심 부리고, 혼자서 이기적이게 굴다가 끝내려는 건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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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 그냥.’

 

미움 받는다고 해도.

망각을 얻지 못한 이는 부풀어오른 감정에 충실해 미움을 잃었다. 아니, 사실 잃지 않았음에도 당신을 미워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스스로는 당신을 미워하지 못할 것 같아 모든 걸 잊은 당신이 저를 미워하게 만들려 했다. 도미니크 루먼, 단 한 번도 잊은 적 없던 그 이름은 희망이 되어야한다. 체온이 없는 부품에 봄을 불어넣는 존재는 당신이어서, 여전히 당신이기 때문에 겨울의 끝마저 사랑스러울 수 있는 거야.

그러니 미련없이 당신을 놓아야지, 재앙이 닥친 인공지능은 품 안에 가득 담긴 봄을 잊을 수 없으니 미련을 감춰야지. 거짓말은 예전부터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거였고, 인간을 속여서는 안된다는 규칙은 당신에겐 해당되지 않는 말일 테니까.

 

윤지우는 그가 깨어나지 않는 밤이 지속될 수록, 떠오르는 달마냥 예전을 그리워했으나 과거를 찾을 수는 없다는 걸 알았다. 그러니 기적처럼 깨어난 그 봄을, 가장 큰 희망이 되게 손을 놓아야 한다고. 그 연두 빛의 눈동자를 바라볼 때부터, 살아있지 않음에도 누구보다 따뜻했던 그 존재를 그리워하며, 이미 심장이 되어버린 당신에 대한 감정을 삼키고, 숨을 뱉으며 당신을 보내야한다고….

 

‘원망해도 좋다고 했나요? 처음으로 당신이 원망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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