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당신에게 아침 인사를 하고 싶었어요,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었어요. 내뱉는 말에 대답하지 못했던 건 그 다정이 제게 미련이 되기 때문이며, 설령 도미니크 루먼이 윤지우에게 어떤 행동을 했든 제게 그는 좋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가 깨어나서 당신에게 느낀 게 뭔 지 알아요? 소중함이었어요. 소중함이요.’
‘내게 그게 어떤 의미인지 당신에게 강요할 생각은 없어요. 하지만 그 감각이 비록 아무것도 모르지만 진실이라고 생각했어요. 계속 거부하는 당신을 보며 속이 뒤틀렸던 건 그게 이유겠죠. 차라리 욕심내 주길 바랐어요.’
‘이따위의 작별인사,’
‘결국은 후회스러울 뿐이니까.’
차라리 정말 원망했다면 편했을까. 이대로 작별할 수 있었다면 드디어 당신을 놓아줄 수 있었을까? 말하지 않는 건 윤지우가 가장 잘하는 일이었으니 포기하지 못하더라도 그런 척은 할 수 있겠지. 허나 도미니크 루먼이 윤지우를 너무 잘 안다는 게 문제였다. 관계의 끈을 잡고 있는 존재는 두 명이니, 한 명만이라도 놓으면 될 것을 차마 놓지 못해 윤지우는 고개를 숙인다. 제발 그러지 마세요. 그리 말하지 못했던 건 그 다정이 저를 약하게 만들기 때문이요 당신만큼이나 도미니크 루먼을 잘 아는
제가 매달리는 그 말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면 안돼요? 후회하고 싶지 않아요.’
‘여기다가 기회를 쓰면, 후회하는 건 형이에요.’
‘왜 그렇게 단언해요?’
왜? 내가 심한 말 해서 그래요? 산재하는 물음은 온통 부정하고 싶은 부산물이라 고개를 젓는다. 당신이 잘못한 건 없어. 그 말을 하고 싶어 몇 번이나 윤지우는 입을 열었다. 미련을 떼어 내기 위해 가장 잘 할 수 있는 건, 당신에게 다른 미련을 쥐어 주는 것. 내가 당신을 떠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당신이 저를 떠나게 만드는 것.
그래, 사실 이건 제 이기적인 방법이다. 다른 미련을 언급해 당신을 떠나게 만드는 것. 그래야 자신이 체념할 수 있으니까, 그래야만 제가 당신을 떠나게 할 수 있으니까.
‘조금만 더 아쉬워해줘요. 조금만 더 날 잡고 욕심내줘요.’
그런데도 그러지 못하는 건 결국 제 미련이 너무 커서, 그리고 당신을 아직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이기심임을 알고 있음에도 그 감정을 배제하지 못해서. 결국 인간처럼 당신 앞에서 울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이미 나는 당신만을 원해요. 그러니까, 날 선택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