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1.png

그러니 낡은 기계인 윤지우는 당신을 버리지 못하겠지.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인류의 목적을 버리고 당신을 선택했던 건, 낡은 고철마저 심장이 되게 만드는 도미니크 루먼을 사랑했기 때문이니까. 그러니 그 순응마저 거부한 말에 마치 인간처럼 당신을 선택하고 말 거야. 당신이 가장 원하는 선택 말이야. 그러니까 나는….

 

‘…마음대로해요, 바라는대로.’

 

결국 이렇게 될 걸 알고 있었어.

나는 항상 형한테 졌으니까. 옮기는 손가락이 무엇을 입력할지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리 이야기했던 건 아마, 기계가 마지막으로 여긴 이기적인 욕심이리라. 막지 않았던 건 결국 그 이기심이자 욕심 때문이리라.

​느릿한 시야가 바닥을 훑고 고개를 든다. 자꾸만 말에 텀이 생겼던 건 물기를 삼키기 위한 수단이었다. 당신 앞에만 서면 자꾸 로봇이 아닌 살아 있는 존재가 되게 되어서, 과거를 살피고 추억을 만들며 미래를 바라게 되는 이가 되고 만다.

 

발자취에 당신이 있었으면 좋겠어, 그리 말하고 싶은 목소리를 삼키고 침묵을 유지하려 했던 고집을 꺾을 수 밖에 없는 거지. 숨을 들이킨다. 윤지우는 당신의 앞에 또 다시 지고 만다.

1.png
낡은기계의자장가.png

그래, 그것은 불변하고 녹슬지 않은 감정을 가진 기계의 선택이자, 죄인이 될 마지막 선택이었을 거다. 안타깝게도 인류에게는 사라져버릴 희망일터나, 그럼에도 기꺼이 인류를 저버린 기계의 사랑스러운….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