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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은 너무 날씨가 좋아서 문제였고, 끝나가는 겨울 바람이 봄을 닮아 문제였다. 언젠가부터 당신에게 끝을 고하는 순간이 와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미뤄왔던 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리라.

헤어지자, 네 글자면 충분한 말이 날씨 탓으로 나오지 않았고, 내뱉으면 그만 일말이 어느 날은 속이 너무 쓰려 나오지 않았다. 당신에게 가장 최고의 여행이 되었으면 하는 그 날, 당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잠들지 못하면서도 차마 당신과 헤어지기 싫어 이기심을 부렸다. 그래, 이런 들 저런 들 마지막이라면 차라리 끝까지 버텨도 괜찮지 않을까? 여행하는 걸 취소하지 않은 건 그런 오만 때문이었다.

 

‘왜 그렇게 말을 해요?’

 

거짓말은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이요, 그렇기에 속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나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평소에도 잘 웃던 입꼬리가 끝이 다가올수록 파르르 떨리는 걸 느꼈다. 당신이 제 무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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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끌어안은 그 날 밤, 타인에게는 한 번도 보여주지 않는 말과 표정을 제게만 보여준다는 걸 인식할 때마다, 진실을 고하고 싶은 말을 삼키고 그 체온에 매달리고 싶다 생각했다.

 

‘괜찮아요.’

 

이렇게 말한대도 이미 당신은 눈치 챘겠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다 하기에는 저 조차도 울 것 같아 마음을 억누르고 내뱉은 말은 윤지우가 생각하기에도 서툰 말투성이다. 행복하길 바라요, 형이 너무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매니저랑 가끔 여행도 다녀요, 휴식은 취해야해요, 너무 힘들면 혼자 견디지 말아요….

누구보다 당신을 붙잡고 싶었던 건 윤지우라는 사실을, 도미니크 루먼은 알고 있을까? 불안을 잠재우고 당신이 예상했듯 당신을 떠날 때, 한참이나 제 옆의 체온을 바라보며 웃었다는 사실을 루먼은 알고 있을까?
 

나는, 당신으로 인해 너무 많은 행복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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