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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당신을 체포하지 않은 건 내 오만일지도 모르지요. 당신은 여전히 범죄자예요, 그 일을 손에 놓기까지는 쭉.’

 

‘그러니 기왕에 내 손에 잡히거나 먼저 그만두길 바랍니다.’

 

하지만 적어도 오늘은, 내 변덕이었다고 치지요. 바람에 일렁이던 망토는 도망치지 못해 땅을 짚었다. 지나친 탄환은 결국 라벤더를 맞추지 못하고 한 형사의 변덕이 된다. 새를 닮아야 했던 이가 휘청였다. 이미 떠나 버려야 할 자리가 여전히 차고 만다. 난간을 딛고 있던 발이 공중을 거닐지 못해 잠시 그 앞에 섰던 건, 역시 괴도의 변덕이었다.

 

‘형사님은 너무 다정해서 탈이네요.’

 

무엇도 가지지 않으면 된다.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으면, 누구보다 가벼운 사람이 될 수 있다. 미련이라는 감정은 몰아치는 파도요 잊을 만하면 모래를 깎고 해변을 만들어 땅으로 기어가게 만드니까. 땅 위로 올라가지 않기 위해 날개를 폈던 새는 육지의 그리움을 알아 아래를 보지 않았다. 아래를 보게 되면 그 땅이 결국 미련이 될 테니까. 쉴 곳이 없다고 생각하는 게 움직이기 좋았으니 그게 당연하다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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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나만 홀랑 두고 떠나기엔 좀 많이 신경 쓰이지 않습니까?’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어떻게든 제 쪽을 향해 시선을 끌면, 형사님에게 접근할 일은 없을 거예요’

‘다시.’

 

그건 내가 듣고 싶은 답이 아니에요. 허나 새는 하늘 아래로 추락했다. 잠깐 닿으려 마음먹은 땅이 갯벌인 탓이다. 들러붙는 진흙이 너무 부드러웠기 때문이요 무거웠던 탓이다.

 

‘아직도 내게 거짓을 말할 생각인가요.’

‘괴도가 말하는 게 거짓인지 진실인지, 신경 쓸 필요가 어디 있어요, 형사님.’

‘다시.’

 

찰나, 제 목소리가 떨리는 것을 느꼈다. 오랜만에 놀이기구를 탔을 때 보다, 가져선 안 될 여유를 가졌을 때 보다 위태로워 헛웃음이 나왔다. 굳이 불꽃이 터질 때 입을 열었던 건 제 완전한 진심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걸 당신은 알까.

 

‘저한 테 삼켜지면 감당 못해요.’

‘글쎄. 내가 보기엔 당신이 감당 못하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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